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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취재] [핵심을 찌르는 TV: 촌철살인] 투 올드 힙합 키드
작성자최인영작성일2013-02-03조회수3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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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심을 찌르는 TV: 촌철살인 ]
투 올드 힙합 키드
 힙합이란 ‘음악’을 듣는 것은 좋아하지만 내게 힙합‘영화’라는 장르는 생소했다. 게다가 스릴러물을 좋아하는 나에게 잔잔한 다큐멘터리는 다소 따분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리얼힙합다큐 ‘투 올드 힙합키드’를 보고 난 뒤 나의 생각은 바뀌었다. 영화에 삽입된 노래 pish는 다운 받아 가사를 외울 만큼 좋아하게 되었고 영화 속 “당신의 열정이 당신의 결정” 이라는 자막은 카카오톡의 내 상태메세지에 적혀 있다. 그만큼 이 영화는 20대 방황하는 청춘인 나에게 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마침내 정대건 감독님을 만나게 되었다. 정대건 감독님의 첫인상은 tv에서 나오는 힙합을 하는 사람 특유의 반항적인 느낌은 없고 소탈한 웃음이 매력적인 감독님이었다. 감독님에게 영화에서 보고 궁금한 점에 대해 여쭈어보았다.
 
(영상에서 인터뷰한 내용은 제외하였습니다.)
 
 
-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제가 군제대를 하고 나서 영화감독을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와중에 술자리에서 (영화에 나오는) 지조와 친구들을 만났어요. 그 때 저는 힙합과는 멀어져있던 상황이었어요. 힙합과 멀어져 있던 제 자신에게 불만족스럽다고 느끼던 상황이었고...그러니까 힙합하는 형들도 안 만났죠. 왜냐하면 만나면 자꾸 힙합 기억이 떠오르고 미련이 남으니까 형들을 피해다니다가 우연히 술자리에서 지조를 만나서 오랜만에 근황이야기를 듣는데 지훈이 형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딱 들었을 때 굉장히 저는 충격적이었어요. 가장 열정적인 형이었거든요. 그 때 받은 인상이 강렬했고 저의 고민과 맞물려서 찍어볼만한 가치가 있다 싶어서 카메라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기획서를 쓰기 시작하면서 주인공들이 엄청나게 늘어난거죠. ...그렇게 만들어졌습니다.(웃음)”
  
- 영화 중간에 힙합 노래가 나온던데, 그건 어떤 의도로 담으신건가요?  
 
 “영화 중간중간에 힙합 노래들이 나오는데 그 노래의 가사들이 제가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대변해준다고 생각합니다. 백그라운드 뮤직이라기 보다는 가사를 책에서 인용하듯이 음악들을 사용했습니다. 랩으로 나래이션을 한 부분은 다른감독들이나 일반 나래이터들이 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했고 랩으로서 긴 메시지를 지루하지 않게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랩 나래이션을 넣었습니다.”
 
투올드.png
 
- 영화가 열여섯 살, 스물 여섯 살의 이야기를 담았는데..감독님의 서른 여섯 살의 모습은 어떠실 것 같으세요?
  
 “열 여섯 살 때는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주인공들이 다 하나같이, 확고하게 다들 스물여섯이 되면 유명한 랩퍼가 되어 있을 줄 알았죠. 그런데 스물여섯이 되어보니 그렇게 되기가 힘들다는 것을 현실에서 경험을 했고 열여섯 살 때는 이렇게 각자 다른 모습으로 살 줄 몰랐을 거에요. 그게...앞으로의 10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을 해요. 그 경험을 이미 한 차례 했기 때문에 자기가 그리고 있는 서른 여섯 살의 모습대로 되기가 쉽지가 않다는 것을 느끼고 있을 테고..각자 가지고 있는 생각이 다를텐데..어쨌든 저는 영화를 하기로 했고 영화가 부모님이 걱정하시는 것만큼 쉽지 않은 길임을 알지만 서른여섯쯤이면 제가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있을 것 같습니다.”
 
- 영화 속 등장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담은 게 무슨 의도가 있었나요?
 
“어머니의 잔소리를 많이 사용한 이유는, 제가 가지고 있는 현실적인 고민들을 어머니가 정확하게 지적하고 계시기 때문에 저의 나래이션으로 ‘난 이런 고민을 하고 있어. ’ 라기 보다는 어머니의 잔소리를 담음으로써 관객분들이 더 공감하실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지금 ‘투올드힙합키드’ 가 개봉했는데 어머니께서는 자랑스러워 하시나요? (이제는 반대는 안하세요?)
  
 
“영화제에서 상영을 하고 독립영화관에서 개봉을 하는 것들을 보시고 별로 달라지는 점은 없으세요. 영화에 나와있듯이 여전히 걱정을 많이 하세요. 적극적인 반대는 안하시는데 그렇다고 인정해주신 건 아니죠. 어머니가 바라시는 건 안정적인 직장, 수입원..그런 것들인데 저는 그런 게 아니니까 제가 영화를 하기로 한 이상 어머니는 계속 걱정을 하시겠죠. ”
  
- 나중에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으세요?
   
“제가 만들고 싶은 영화는 소방영화와 힙합영화입니다. 제가 소방서에서 군생활을 하면서 사건사고를 많이 접하다보니까 굉장히 강렬한 몇가지 경험들을 했어요. 소방서라는 공간에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뭐, 흔히들 보람있는 직업이고 귀중한 직업이라고 알고는 있지만 실상에서 밀착해서 관찰했을 때 보이는 매력적인 부분이 있었고 그런 것들을 드라마로 잘 녹여낸 이야기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힙합영화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기도 하고 잘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을 다큐가 아닌 드라마가 있는 영화로서 재미있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가 끝나고, 기자단으로서 첫 인터뷰라 미숙한 점이 많았음에도 인터뷰 중간중간 환하게 짓는 미소가 매력적인 감독님이셨다. 20대에 독립영화를 개봉한 것만으로도 대단하지만 영화학과 아님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만들었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감탄했다.
 
비슷한 계열을 꿈꾸고 있는 사람으로서 영화를 보며 어머님의 잔소리가 내 고민과 또 나의 부모님의 모습과 겹쳐져서 공감이 많이 되었다. 동시에 같은 꿈을 꾸던 친구들이 이젠 공무원으로, 금융인으로, 연구원으로 각자의 길을 가는 모습이 씁쓸하면서도 현실을 살 수 밖에 없기에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었다. 이 영화는 힙합을 좋아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꿈과 현실의 갈림길에 서있는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 지금 꿈을 꾸고 있는 사람이라면 영화를 보고 난 후 아릿한 슬픔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최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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